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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와치에 대해 이 바닥 전문가들이 다들 한 마디씩 내놓고 있으니, 남들이 안한 말 몇 마디 덧붙여 보자면.....

1. 애플와치는 기존에 나온 다른 회사의 스마트 와치보다는 더 잘 팔릴 것 같다. 분명 차별화된 매력 요소가 있다.

2. 하지만 잡스가 처음 들고 나와 새로운 '혁명'을 이끌었던 아이폰 만큼의 물건은 아닌 듯 하다. 여전히 스마트폰의 보조 기기 정도의 기능에 머물러서는 결코 스마트 와치가 또 다른 혁명을 만들어 낼 수 없다. 단지 손목에 차는 작은 스마트폰에 그쳐서도 곤란하다. 그동안 스마트폰이 있기에 시계를 벗고 다녔던 사람들의 손목에 다시 시계를 채우려는 일이 지금 정도로 간단히 성취되기는 힘들다.

3. 스마트 와치가 과거 스마트폰이 했듯이 세상을 바꾸는 새로운 기술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호주머니와 가방 속에 더 이상 스마트폰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도록 스스로가 독자적으로 모든 기능을 충족시켜주는 디바이스가 되어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스크린 크기가 가장 큰 관건일텐데, 이건 스마트 와치에서 나오는 홀로그램 화면이라든지 하는 완전히 새로운 기술만이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다.

4. 그런데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애플이나 삼성이 사람들로 하여금 스마트폰을 버리도록 유도하는 제품을 내놓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대기업이 기득권을 누리고 있던 기존 시장을 스스로 해체하는 혁신은 여간해서 일어나지 않는다. 매킨토시 컴퓨터에 주력하던 애플이 아이팟과 아이폰으로 주력 상품을 바꿨던 것보다도 훨씬 더 과감한 용기와 혁신을 요구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결국 스마트 와치 혁명은 기존의 애플이나 삼성이 아닌 전혀 새로운 기업의 몫으로 남겨놓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사족) 넓어진 아이폰6는 그동안 노안으로 눈이 침침해져 안드로이드 폰으로 옮겨갔던 초창기 아이폰 매니아들을 다시 돌아오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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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아마 1987년 가을 무렵으로 기억된다. 6월 민주화 항쟁과 7,8월 노동자 대투쟁의 성난 파도가 지나고 마침내 부활한 대통령 직선제를 향해 세간의 관심이 서서히 옮겨가던 바로 그해 가을이 틀림없다. 운동권 노래패 ‘노래를 찾는 사람들’ 콘서트 소식이 대학가에 들려왔다. 마침내 세상이 바뀌었음을 피부로 느낀 건 그게 아마 처음이었던 것 같다. 집회 현장에서나 보던 운동권 노래패 공연에 돈까지 내고 티켓을 사면서 말이다. 그때 무대엔 몇 곡이 노래가 흐른 후, 한 사내가 홀로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빈 손 가득히 움켜쥔 햇살에 살아~”라며 <녹두꽃>을 불렀다, 자그마한 그의 체구를 보며 그땐 내내 녹두장군 전봉준을 떠올렸다. 김광석과의 첫 만남은 아무튼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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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듬해 어이없게도 노태우의 보통사람들 시대가 시작됐다. 그 해 데뷔한 보통이 넘는 밴드 ‘동물원’의 <거리에서>를 가로등불이 하나 둘씩 켜지는 스산한 거리에서 미니 카세트로 꽤나 많이 들었건만, 정작 이 노래의 주인공이 바로 그 사내였음을 안 것은 한참이 지나서였다. 쩌렁쩌렁한 울림의 녹두장군이 보통사람들 시대에 처연한 목소리의 가객이 되어 나타날 줄은 그땐 정말 몰랐었다. 이후 그의 노래를 따라 부르려 한물 간 통기타를 몇 번 만지작거려 봤고, 여자 친구와 그의 소극장 콘서트에 한 번 정도 다녀왔고, 그렇게 김광석이란 이름 석 자는 들국화, 김현식, 푸른하늘과 함께 당시 좋아하는 가수들 목록에 들어왔다. 그러다 터무니없는 3당 합당과 함께 90년대가 시작됐고, 느닷없이 서태지와 듀스가 등장했고, 그러면서 김광석의 노래를 찾는 시간도 점점 줄어갔다. 김광석과의 두 번째 만남은 대략 이런 시간들로 채워졌다.

물론 그 사이에도 그의 노래에 관심을 주던 때가 가끔은 있었다. 늘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가는 시간이 안타까워지던 서른 즈음 무렵에 하필이면 <서른 즈음에>란 노래를 때맞춰 발표해준 그가 잠시 고마웠었다. 예기치 못한 자살 소식에 모처럼 그의 노래를 꺼내 들으며 또 잠시 애도의 시간을 가졌지만, 이듬해 S.E.S와 핑클이 잇달아 등장했고, 춤추는 요정들은 너무나 예뻤고, 때마침 간절했던 정권교체까지 이뤄져 요정들의 노래는 더욱 신바람 났고, 그러다보니 김광석은 내 기억 속에 사라져가고, 시간 속에 잊혀져 긴 침묵으로 잠들어 갔다.

오랜만에 김광석을 다시 만난 건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서였다. 남북정상회담으로 한반도엔 화해 무드가 조성됐건만, 영화 속에선 여전히 분단의 긴장감이 팽배한 와중에, <이등병의 편지>를 듣던 송강호가 담배 연기 길게 내뿜으며 “근데 광석이는 왜 그렇게 일찍 죽었다니?”라고 읊조릴 때, 예전엔 귀로만 듣던 그의 노래가 이제 다시 시작이라며 처음 가슴으로 들어왔다.

새삼 그의 예전 노래들을 찾아 들으려니 그새 카세트테이프는 이미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 있었다. 사람들은 mp3 플레이어를 폼나게 목에 걸고 다니며 새로운 디지털 시대의 도래를 알렸다. 그때 나는 그 자그맣고 값비싼 첨단 문물을 영접할 형편도 못될 만큼 가난했고, 그래서 빈 CD에 열심히 노래를 구워 컴퓨터에 연결된 자그맣고 값싼 스피커를 통해서라도 김광석을 가슴으로 들으려고 꽤나 노력했던 그런 시절이었다. 그땐 암울했던 80년대로 부치지 못한 아날로그 편지를 21세기 새천년의 흐린 가을 하늘 한 구석에라도 불현듯 쓰고 싶었던 그런 시간이 있었고,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해가는 것 같아 바람이 불어오는 곳으로 문득 떠나고 싶어지던 그런 시간도 겪었다.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나에게 그의 노래가 애달픈 양식이던 바로 그런 시절이었다. 이렇게 제대로 김광석의 열혈 마니아가 된 것은 그가 이 세상을 떠나고도 꽤나 한참 시간이 지나서였다.

세월은 그렇게 흘러 여기까지 왔다. 인생은 그렇게 흘러 황혼에 기우는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가 <서른 즈음에> 노랫말보다 더 현실감 있게 다가오는 요즘도 김광석은 가끔씩 불쑥 나타나 청춘의 그 시절로 나를 이끈다. 미처 스무 살도 되지 않았던 국민 여동생 아이유와 가당치않게도 <서른 즈음에>를 함께 부른 어느 이동통신사 광고에서 김광석은 그랬다. 하필이면 자신의 첫 솔로 음반이 나온 바로 그 해에 갓 태어난 정준영이, 심지어 그보다도 4살이나 더 어린 로이킴과 함께 슈퍼스타K 무대에서, 그것도 하필이면 자신이 세상을 뜨던 바로 그 해에 발표된 <먼지가 되어>를 작은 가슴 모두 모두어 열창할 때도 역시 그랬다.

경상도 사나이 삼천포와 전라도 아가씨 윤진이가 데이트하러 간 <응답하라 1994>의 콘서트장에도 김광석은 불쑥 나타나 비록 삼풍백화점은 무너졌지만 그래도 아직 젊음은 무너지지 않고 잘 버텨주던 나의 그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무명의 모창 가수들과 베일 뒤에 숨어 노래 실력을 겨루던 <히든 싱어>에서도 김광석은 디지털 음원으로 복원된 여전한 목소리로 또 반갑게 불쑥 나타나 mp3 플레이어 대신 빈 CD에 노래를 굽던 그 시절을 돌아보게 해줬다. 쟁쟁한 실력파 후배 뮤지션들이 재해석한 수많은 <불후의 명곡>을 통해서도 김광석은 때론 그리움에 눈물도 흐르게 하고 때론 외로움에 가슴도 저리게 했던 노래를 한 가득 안겨줬다.

김광석의 노래로 만든 뮤지컬들이 공연된다기에 제일 큰 무대에서 공연하는 뮤지컬을 골라 관람했다. 김광석의 그 시절이 배경이었고, 김광석의 주옥같은 노래들이 변주되어 계속 이어졌지만 유감스럽게도 김광석을 느낄 순 없었다. 주인공을 맡은 한류스타 출신의 청년이 동방신기에서 탈퇴한 멤버인지 잔류한 멤버인지는 여전히 헷갈리지만 어쨌거나 김광석의 정서는 재현하지 못했다. 김광석의 노랫말에 갇혀버린 하나의 스토리만으로 각자가 품은 김광석을 느끼기엔 그 큰 무대가 너무나 좁았던 탓이다.

우리 세대에게 김광석이 여전히 좋은 건 누구나 그의 노래에 얽힌 청춘의 추억 한 두 개쯤은 갖고 있기 때문이리라. 그래서 그가 불쑥 나타날 때면 저마다 어설펐지만 찬란했던 옛 청춘의 기억 속으로 젖어든다. 20년이 넘은 지금도 김광석이 여전히 사랑받는 건 누구나 자신의 처지에서 공감과 위로를 찾을 수 있는 노래 때문이리라. 취업에 실패한 이제는 아들뻘 되는 젊은이들에게, 삶의 무게가 버거워지기 시작한 동년배 중년들에게, 그리고 검은 밤의 가운데서 한치 앞도 보이질 않아 어디로 가야하나 둘러보는 모든 사람들에게 그는 특유의 씩 웃는 얼굴로 일어나 다시 한 번 해보는 거야라며 노래들 들려준다. 그래서 너무 일찍 가버린 바람에 미처 세상에 들려주지 못한 그의 다른 노래들이 더욱 그립다.

(시사IN, 2014.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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