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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철쭉이 온 산천을 물들이는 5월이 오면 늘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던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그때 찬란히 내리쬐는 5월의 햇살 아래서 울분과 분노를 삭이며 두 주먹 불끈 쥐던 세대가 있었다. 인생의 가장 화려한 청춘에 80년대라는 암흑의 터널을 통과해야 했던 이들을 가리켜 지금 세상은 386세대라 부른다.

80년대에 운동권이었건 아니었건 모든 386세대들에게 ‘5.18 광주’는 납덩이처럼 가슴 한 구석을 짓누르던 트라우마였다. 그래서 그 시절 캠퍼스의 5월 축제는 흥겨운 젊음의 향연이 아니라 5.18 광주라는 무거운 그림자를 짙게 드리운 추모와 결의의 장이 될 수밖에 없었다. 곳곳에 5.18 사진들이 걸어지고, 그 옆에는 합법적 혹은 비합법적으로 찍어진 5.18 관련 서적들이 판매되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어느덧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 벌써 여러 번 정권이 바뀌었다. 혈기왕성하던 386도 어느덧 흰머리가 돋는 기성세대의 반열에 접어들었다. 그러면서 80년 5월의 광주를 기억하는 사람들도 점점 줄어들어 갔다. 새로운 젊은 세대들이 활보하는 2000년대의 5월 캠퍼스에서 5.18 광주를 말하는 사람은 이제 거의 없다. 이들에게 5.18 광주란 영화 <화려한 휴가> 속에 그려진 먼 옛날의 이야기일 뿐이다. 그리고 5.18을 말하는 도서의 출판도 맥이 끊긴지 꽤 한참이 되어 버렸다. 과거 80년대에 출판되었던 5.18 관련 여러 책들도 이미 서점에서 사라진지 오래이다.

그런데 실로 오랜만에 5.18 광주에 관한 책이 한권 나왔다. 광주와 전남지역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전공의 연구자들이 글을 모아 『5.18 그리고 역사』라는 책을 출판했다. 정치적, 역사적 분석은 물론이요 문화, 예술적 측면에서의 조명, 나아가 철학적 해석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각적이고 종합적으로 5.18 광주를 다시 끄집어내고 있다. 이 책은 일차적으로 호남 지역 대학생들의 5.18 광주 관련 교양과목 교재로 사용될 계획이라고 한다. 영화 <화려한 휴가>를 통해서야 비로소 5.18의 실체를 처음 접하게 되었다는 지금의 대학생들에게 읽혀질 것이라는 점만으로도 이 책의 출판은 뜻 깊은 일이다.

『5.18 그리고 역사』라는 제목 밑에 붙은 부제가 제법 의미심장하다. “그들의 나라에서 우리 모두의 나라로.” 5.18 광주는 신군부가 장악한 현실의 나라와 광주 시민들이 염원한 이념의 나라라는 두 개의 나라 사이에 벌어진 충돌이었다. 이 두 개의 나라는 상대방에게 그저 그들의 나라였을 뿐 우리 모두의 나라는 아니었다. 그렇다면 28년이 지난 지금 그들의 나라가 아닌 우리 모두의 나라는 존재하는가? 서울과 지방이 갈라지고, 서울은 다시 강남과 강북으로 갈라지고, 양극화와 2:8 사회라는 말이 일상적으로 회자되는 이 시대가 과연 우리 모두의 나라라고 할 수 있을까? 5.18 광주는 우리의 의식에서만 잊혀진 것일 뿐 지금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달의 책, 2008.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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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해마다 5월이 되면

    세상을 보는 또 다른 시선 2008년 05월 06일 20시 21분

    해마다 5월이 되면 수많은 감정이 교차합니다. 그 이유는 5월 달에 노동절,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많은 기념일들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저의 인생에서 5월에 많은 사연과 이야기가 발생했?

  1. 박경숙 2008년 05월 06일 13시 17분

    블러그로 가져가겠습니다 ^^

  2. 비밀방문자 2008년 05월 07일 01시 51분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3. 상식맨 2009년 10월 10일 10시 25분

    탈북자들의 증언록인 '화려한 사기극의 실체'를 읽어 보시면 5.18의 실체에 대하여 자세히 아실 수 있을 것 입니다.

    • 민경배 2009년 10월 10일 12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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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라리 프리메이슨 배후론을 제기하심이 더 관심을 끌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