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실은 역시 대스타였다. 갑작스러운 자살로 화려했던 생을 마감하면서까지도 그녀는 우리 사회에 많은 논란거리를 던져 놓았다. 그녀의 자살을 둘러싸고 인터넷 공간은 연일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주요 포털 사이트 인물 분야 인기검색어에서 ‘최진실’은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국내 최대 메타블로그 사이트인 올블로그에서도 ‘최진실’ 이름 석 자가 며칠 째 인기 키워드로 올라와 있다. 만인의 연인이었던 한 여배우의 죽음이 추모와 애도의 분위기를 넘어 커다란 사회적 쟁점을 촉발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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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실의 자살로 인터넷 공간에서 형성된 쟁점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첫째, 그녀의 자살과 악성 댓글과의 관련성 여부이다. 사실 그녀가 악성 댓글 때문에 자살했다는 근거는 아무데도 없다. 자살 직전에 남겼다는 메모 쪽지나 문자 메시지, 가까운 사람들의 증언 그 어디에도 악성 댓글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살 소식이 전해진 직후부터 언론 매체들은 일제히 악성 댓글에 모든 책임을 돌리는 내용의 기사를 쓰기 시작했다. 부분적으로 제기되던 언론의 파파라치식 보도로 인한 스트레스, 우울증 같은 다른 요인들은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다. 그리고 악성 댓글이 그녀를 자살로 몰고 간 장본인이라는 주장이 언제부턴가 아예 기정사실처럼 간주되어 버렸다. 한편에서는 무책임한 악성 댓글이 그녀를 죽였다는 성난 목소리가, 또 다른 한편에서는 악성 댓글 책임론이 언론의 인터넷 여론 때리기 음모라는 주장이 뒤섞인 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논란은 다시 두 번째 쟁점으로 연결된다. 바로 인터넷 규제 정책에 대한 찬반 논쟁이다. 규제론자들은 악성 댓글 문제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위험 수준으로까지 치달았기 때문에 강력한 법적 장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말한다. 정부와 여당이 그 맨 앞자리에 서있다. 인터넷 실명제의 확대, 사이버 모욕죄의 신설, 포털의 게시물 임시삭제 조치 및 모니터링 의무화 등 규제 방안들이 다시금 고개를 쳐든다. 반면 규제 반대론자들의 논거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인터넷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네티즌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악법이라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유명 연예인들을 향한 악성 댓글이 올라오는 공간은 이미 지난해부터 실명제가 적용되고 있던 포털 사이트 게시판이나 미니홈피라는 점을 들어 이러한 규제 장치가 악성 댓글 근절에 별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마지막 세 번째 논란은 정부 여당이 인터넷 규제 정책에 하필 ‘최진실법’이라는 이름을 붙이면서 빚어졌다. 전반적인 네티즌 여론은 이 명칭에 대해 부정적인 분위기이다. 하지만 이유는 제각각 조금씩 다르다. 어떤 이는 ‘최진실법’이라는 명칭 자체가 유족들에게 아픈 상처를 각인시킨다는 정서적 측면을 고려해 반대하고, 다른 이는 규제 악법에 최진실이란 이름을 붙이는 것이 곧 그녀에 대한 모욕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힌다. 또한 ‘최진실법’에 담고자 하는 내용이 촛불집회 이후 정부 여당이 추진하고 있던 인터넷 규제정책 그대로라는 점을 들어, 네티즌 여론 통제라는 정치적 의도를 최진실이란 이름 뒤로 감추려는 얄팍한 속셈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진실법’이란 명칭으로 발 빠르게 인터넷 규제에 대한 대중적 관심과 지지를 이끌어내려던 속내를 들켜버린 정부 여당도 화들짝 놀라 한 발 뒤로 물러섰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국정감사에서 "앞으로 법안의 추진 과정에서 최진실이라는 고인의 실명이 사용되지 않도록 정부와 여당에 공식 요청하겠다"며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는 ‘최진실법’이란 포장지만 쓰지 않겠다는 말일 뿐, 인터넷 규제라는 알맹이를 바꾸겠다는 것은 아니다.

최진실의 자살은 예기치 못했던 급작스러운 사건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자살이 인터넷 규제를 둘러싼 논란으로 연결되고 있는 상황 역시 예기치 못했던 일이다. 이런 생각을 해본다. “부질없는 인터넷 규제법보다는 차라리 우울증 대책이나 자살방지 대책 마련에 관심이 초점이 모아지는 것이 훨씬 더 정상적인 사회의 모습이 아닐까?” 라는.

(시사IN 제57호, 200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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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심심해 2008년 12월 08일 16시 16분

    만약 최진실씨가 자살을 하지 않았다면... 2mb법이라는 이름으로 만들려 했을까요???

  2. 구가로 2009년 03월 13일 19시 12분

    생명은 참 소중한 것인데 말입니다. 악플 때문에 고통받으며 생명의 소중함을 잊어버리는 이들에 대한 안타까운 소식을 듣지 않아도되는 그런 인터넷 사회를 꿈꿔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