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 디지털 시민사회의 등장 (사회공헌과 시민사회)
장소 : 중앙일보 3층 회의실
주제 : 디지털 시민사회의 등장
참석자
김호기(사회자,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민경배(경희사이버대학교 NGO학과 교수)
배영(숭실대학교 정보사회학과 교수)
하승창(시민사회연대회의 운영위원장)
김호기(사회. 이하 김) : 저널 <사회공헌과 시민사회>에서는 온라인 시민사회 등장이라는 주제로 기획 좌담을 마련했습니다. 올 상반기 우리사회의 이슈 중 하나는 촛불 집회였습니다. 촛불 집회의 중요한 특징은 온라인 시민사회 등장했다는 점과 그 역할이 두드러졌다는 점입니다. 이를 다각적인 측면에서 검토해 보고자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 정보 사회의 도래와 온라인 시민사회의 등장
김 : 오프라인 시민사회는 우리의 민주화 시대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새롭게 온라인 시민사회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는 내적 분화와 더불어 새로운 현상의 발현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온라인 시민사회 등장이라고 하는 이슈를 정보사회의 도래와 연관시켜서 이야기 해주셨으면 합니다.
하승창(이하 하) : 우선 온라인 시민사회를 기존 시민사회와 구별해야하는 것인지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저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두 개의 다른 시민사회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정보화로 인해 사적인 영역에서 논의되던 이슈가 공론의 장으로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는 의미가 추가된 것입니다. 온라인은 익숙하지 않는 공간일 뿐이지, 기존의 오프라인과 별개의 시민사회는 아닙니다. 정보화는 기존의 담론이 형성되는 과정이나 방식을 다르게 만들어 놨습니다. 촛불집회 같은 경우, 그것을 익히 알고 있던 그룹과 그렇지 못했던 그룹 간의 충격의 강도는 제각각 달랐던 것 같습니다. 시민단체의 경우도 5월에는 첫 번째 집회가 열렸을 때 모두 그런 집회가 가능한가에 대해 반신반의했습니다. 솔직히 집회가 열리고 나서 온라인의 이슈가 오프라인의 집회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았다고 하는 것이 맞습니다. 온라인상의 의사소통 방식이나 여론이 형성되는 과정에 대해서 시민운동진영에서조차도 잘 몰랐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것이 무언가 별개의 진영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익숙하지 않았을 뿐 완전 다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배영(이하 배): 온라인 시민사회라고 따로 볼 수 있느냐의 문제는 중요합니다. 사이버 공간을 개념적으로 생각했을 때 그것은 가능성의 공간이었고, 기대의 공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사이버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지 10여년이 지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는 소멸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경계의 소멸 혹은 융합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시민사회를 구분한다는 것이 실질적인 차원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좀 더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다만 기존의 시민사회 영역과 비교했을 때 온라인이 갖는 차별점은 여론이 수렴되는 방식이나 채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만들어진 조직 안에서의 운동의 방향을 설정하고 거기에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이 동참을 하는 형태였다면, 온라인 공간에서는 이슈 중심으로 많은 참여가 일어나고, 자신의 관심에 따라서 참여 자체가 자유롭게 이루어집니다. 또한 여론의 형성이나 의제 설정이라는 부분이 급속도로 진행되는 특성을 가지게 됩니다. 최근 등장한 온라인 시민운동을 기존의 시민사회 혹은 시민단체와 구분해 본다면 참여한다는 면에서는 비슷합니다. 그러나 온라인의 참여는 중층적인 참여가 이루어진다는 면에서 그 차이가 드러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자신이 관심을 가진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 참여를 할 때 그중에서 가장 주된 부분에 초점을 두고 그 활동만을 열심히 했습니다. 반면 최근 이루어지고 있는 온라인 공간의 담론은 자신의 관심을 하나에 집중할 필요가 없습니다. 관심이 다각화 될 수 있고, 그런 관심을 중층적으로 운영을 하면서 활동 자체를 다양화 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은 접근이 용이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일상과 생각을 접하게 되는 경험이 늘어나게 됩니다. 이에따라 타인의 생각과 가치관에 대한 관용이 커진 게 아닌가 합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가치에 대한 우리 사회의 공감대가 많이 형성이 됐고 일상에서 미니홈피나, 블로그를 통해 타인에 대한 생활의 방식이나 생각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졌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의 이슈는 생활 속의 작은 이야기가 중심이 괴고 있습니다. 이는 온라인이라는 공간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민경배(이하 민): 온라인 시민사회가 별도로 존재하느냐는 이슈에 있어서는 이중적인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 PC통신 시절에는 분명히 현실 시민사회와 구별이 되는 것이 과거에는 있었다고 봅니다. 이런 온라인 공간에서 시민사회의 모습들이 성장을 하면서 현실세계의 시민사회에 수렴하고 중첩이 되는 모습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아마도 궁극적으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구별 자체가 무의미해지는 상황까지 가게 될 것 같습니다. 지금의 단계에서는 중첩되는 영역도 있으면서 별개의 원리로 작동하는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표면적인 현상으로 살펴보면 지난 대선 때 인터넷 상의 대통령과 현실에서 선출된 대통령이 달랐습니다. 이러한 면에서 볼 때 온라인상에서 형성되는 담론을 구성하는 사람들과 현실세계에서 여론을 형성하고 끌어가는 사람들은 동일하다고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과거에는 그런 것들이 완전 분리해서 돌아갔다면 촛불 집회로 대변되는 최근의 현상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상호 수렴되는 모습이었습니다. 제 생각에 두 진영의 근본적인 차이는 온라인에는 광장 문화가 있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오프라인 시민사회는 한국의 근현대사를 거치면서 광장 문화를 사실상 말살당해 왔습니다. 그런 배경으로 인해 오프라인 시민사회는 광장에서 형성되었다기보다 그 안에서 생성되는 조직이나 단체가 태동하여 만들어 졌다고 봅니다. 이렇게 형성된 시민사회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공존을 하다가 2002년을 여러 계기로 온라인 시민사회가 오프라인으로 진출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던 것이 이어져 오다가 이번 촛불 집회를 계기로 가속화 될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온라인 시민사회와 오프라인 시민사회의 관계
김 : 시민사회와 시민운동, 그리고 시민단체는 구별되는 개념이라고 봅니다. 온라인 시민사회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이것이 사회운동과의 유기적으로 결합된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사회운동을 이끌었던 시민단체와 촛불집회를 이끈 아고라의 살펴볼 때 경계소멸이나 융합적인 측면도 있지만, 반면에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차이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시민단체와 아고라를 비교해 본다면 어떤 점이 있을까요?
하 : 집합행동에 참여하는 방식이나 통로가 전혀 다르다는 것이 차이입니다. 시민단체들이 가지고 있는 홈페이지는 홍보와 자료 창고의 역할을 합니다. 최근에 회원들과 인터넷을 통한 소통을 하려는 시도는 있지만 구체적인 정책 형성의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지는 못 합니다. 반면에 아고라는 사회적 이슈에 특정되지 않는 다수가 참여해 논의를 합니다. 그리고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만들고 그것을 바탕으로 특정 이슈에 대한 홈페이지가 다시 형성됩니다. 자발적이라는 면에서 아고라는 지속적인 논의의 장이 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시민단체의 홈페이지란 공간은 그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는 사람들이 소통하기 위한 공간에 머물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민 : 기존 시민단체와 비교해 아고라는 조직화된 기구도 아니고, 명확한 멤버십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저는 전통적인 단체중심의 시민운동은 가로등으로 비유합니다. 가로등은 붙박이와 상시성이라는 특징을 가집니다. 반면에 인터넷 상에서 새로운 흐름은 점멸등 운동이라고 봅니다. 크리스마스 추리의 점멸등은 하나가 켜져 있을 때의 불빛은 미약합니다. 그러나 네트워크로 연결이 되어 흐름을 만들어 내면 화려한 장식이 됩니다. 저는 아고라로 대표되는 온라인의 시민운동의 모습이 바로 이런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아고라의 주축인 아고리안들은 멤버십을 갖는 사람들은 아닙니다. 실제로 아고라는 다음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의 이름입니다. 이는 특정 운동을 위한 공간이 아닙니다. 일례로 아고라의 한 공간에서는 촛불 집회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동안, 다른 한 쪽에서는 연예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아고라는 무정형적인 흐름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아고리안들이 촛불 집회에서 시작해 KBS지키기 카페가 만들고, 이것이 대운하 반대로 확산되는 등 아고라도 대변이 되는 네티즌들은 무정형이라는 새로운 참여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온라인 안에서의 소통이 활발해 질수록 앞으로의 시민운동은 이런 식으로 전개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배 : 우선 기존의 시민사회와 시민단체는 구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시민단체는 조직이나 단체,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슈로서 정체성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아고라에서의 활동은 여러 가지 이슈에 따라 한꺼번에 진행됩니다. 이런 의미에서 온라인상에서 아고라에서 활동은 그 영향력이 크다고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촛불 등 활동과 연계가 되어 오프라인으로 등장할 때 그 영향력은 커지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온라인에서 의견의 수렴되는 방식은 다핵적이라는 것입니다. 주제면에서는 기존의 우리사회에서 사소하다고 여겨졌던 생활 이슈가 중요하게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조직화된 기관의 경우 다양한 창구를 마련해 다양한 의견을 채택하려는 시도만 있을 뿐 실질적으로는 조직의 상부에서 이슈가 세팅이 됩니다. 그러나 아고라는 다중의 관심에 따라 이슈가 정해지고, 자발적인 참여가 일어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촛불 집회에서 나타난 온라인 시민사회의 특징
김 : 온라인 시민사회는 자기 진화를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인터넷카페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지만, 최근에는 개인의 독립 언론이 등장했습니다. 일종의 양적인 발전이 질적인 비약을 가져온 모습이었다고 봅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민: 운동적인 측면만이 아니라 인터넷 안에서 활동하는 단위나 공간 자체의 변화가 있었다고 봅니다. 과거 네티즌의 활동 공간이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 것이었다면 최근에는 개인 미디어를 중심으로 한 네트워크로 바뀌었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정치 웹진의 기자나 필진들이 담론을 형성하고, 집단 카페 중심의 공간이 그 동력을 제공했다고 한다면, 지금은 카페보다는 개인화미디어가 재생산되면서 그 양상이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이 개인 미디어들이 구성한 네트워크가 다시 개인화된 커뮤니티를 온라인상에서 존립가능하게 해 주었습니다. 예전에는 시민단체라는 정체성을 내세우면서 네티즌과 소통을 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네티즌의 성장 속도를 시민단체가 따라가기엔 역부족입니다. 촛불집회의 경우를 보면 처음에는 광우병 대책회의가 주도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네티즌들의 생각에는 대책회의의 논의가 활발하지 않다고 생각했고, 아고라라는 온라인상에서 자신들의 논의를 하게 시작했습니다. 이념과 별도로 단체는 제도 안에 있기 때문에 운용의 틀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습니다. 반면 아고라의 네티즌들은 운용의 더 큰 자유가 있으며, 이념을 벗어나 활발하게 활동을 전개할 수 있었다고 생각 합니다.
김: 지금의 시민사회는 이중 분화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2000년 보수와 진보의 분화가 있었는데.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시민사회가 촛불 집회를 계기를 통해 이중적으로 분화가 이루어 진 것 같습니다. 사실상 균열구조가 복합적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온라인 운동에서는 보수와 진보의 복합구도가 그대로 드러난 것 같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하 : 양적인 성장의 질적인 변화는 시민단체들의 양태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 상의 개인들은 2004년을 전후하여 나를 중심으로 관계를 맺는 방식이 달라졌습니다. 이런 모습은 시민사회에서 여론이 형성되는 방식도 누구의 의견이 아니라 나의 의견을 중심으로 관계를 맺는 것으로 변화되었습니다. 이제 개인들은 제대로 제안하기만 하면 집단을 움직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운동을 위해 집단을 조직해야 했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습니다. 개개인들의 만남이라고 하는 것이 논의를 매개로 유동적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조직이 아니라 공간만이 있을 뿐입니다. 아고라는 논의의 장일뿐 조직은 아니었습니다. 이번 운동에서 중앙의 지도가 없었던 것은 이런 아고라의 특성을 볼 때 필연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시민사회의 이러한 전방위적인 변화는 시민행동의 토대를 변화시켰습니다. 온라인에서 개개인들은 다양한 가치를 가진 사람들과 쉽게 만나고 헤어집니다. 이제는 만나는 방법에 대한 훈련과 이해, 그리고 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향후 시민운동이 근본적으로 변하게 된다고 봅니다.
김 : 사회적 자본에 관점에서는 온라인 시민사회의 어떤 특징을 살펴볼 수 있겠습니까? 다른나라와 비교해 볼 때 우리나라의 온라인 커뮤니티가 가지고 있는 특성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소셜네트워크서비스는 우리나라가 가장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선생님들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배 : 미국의 경우도 SNS(social network site)의 서비스가 대단합니다. 그 사회의 개별적인 문화가 가지고 있는 특성과 특정 SNS 서비스의 특성이 맞다면 서비스는 활성화된다고 봅니다. 그러나 새로운 우려들이 나타나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블로그는 활성화되고, 미니홈피는 사양화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것과 연결시켜 이야기 해보면 지금 우리 사회의 파워 블로거의 사회적 영향력이 커졌다는 것입니다. 네트워크화된 개인의 힘이 커지면서 그것의 영향력도 커지게 됩니다. 사회적으로 그것의 의미를 본다면 다양한 생각들의 공유가 원활하게 되었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회자본의 측면에서 보면 사람들이 관계를 맺는 방식에 있어서 많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예전의 사람들은 인지관계의 사람들이 만나서 각자가 가지고 있는 정보 공유했던 것에 비해, 지금은 정보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연결이 되고 있습니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특정한 속성보다는 개인이 가지고 있는 정보의 양과 질이 중요해 진 것입니다. 정보의 전파가 용이해짐에 따라 조직의 연대가 쉬워지고 관계는 유동적이 됩니다. 이러한 모습은 개인이 다양한 주제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게 합니다. 그러나 점점 강해지는 파워 블로거의 영향력을 견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것도 역시 시민사회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 미디어 시대 역시 책임감의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 인터넷 규제를 둘러싼 논란
김 : 촛불 집회와 관련하여 인터넷 규제와 관련한 논란이 진행 중입니다. 실명제를 포함하여 인터넷 규제가 전반적으로 강화되는 모습입니다. 최근에는 인터넷 사이버 모욕죄까지 언급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민 : 인터넷 규제론의 표면적 명분은 두 가지 입니다. 첫 번째 네티즌들이 온라인 일탈을 막고 물의를 일으키지 않도록 하기 위한 측면, 두 번째 포탈의 권력에 대한 사회적 제제가 필요적 측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 두 가지 명분과 이에서 나오는 법안의 관계가 모순이라는 점입니다. 네티즌의 일탈을 규제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지금 나오고 있는 법안이 효과적인 규제인가는 의문입니다. 예를 들어 지금 실시되고 있는 실명제는 실시된 후에도 악성 댓글이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규제방안 자체가 별반 효력이 없음이 판명한 예가 아닐까 싶습니다. 두 번째는 포털에게 사회적 책임을 묻는 것은 필요하지만 지금 법안이 포털을 견제하기 보다는 힘을 주거나 면죄부를 주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데 있습니다. 포털에게 삭제의무를 주는 것은 사법권을 주는 것 같다고 봅니다. 정부가 공적기관이 아닌 포털에게 삭제권이라는 칼을 쥐어주는 형국입니다. 인터넷의 규제는 네티즌의 권익보호 차원에서 이루어 져야 하는데 지금은 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개인정보 보호나 네티즌의 저작권은 보호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정부가 네티즌을 직접 억압하던지, 포털이 네티즌을 억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봅니다. 정치인을 보호하기 위해서 네티즌을 억압한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없습니다.
하 : 온라인 규제에는 두 측면이 있습니다. 하나는 정치적인 측면에서 온라인 활동이 상대적으로 적은 보수적인 진영에서 진보 진영에 대한 견제이고, 다른 하나는 타 정파의 공격에 대한 방어로서의 규제라고 봅니다. 그러나 이것이 심해질 경우 표현의 자유 자체를 억압하게 되는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인터넷 규제는 근거 없는 소문에 의해 개인이 보는 피해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가 관건인데 지금의 논의는 표현의 자유 억압과 소통까지 막으려고 하는 것에 경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인터넷 자체를 규제하려는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것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현재 논의되고 있는 규제의 방향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배 : 지금의 규제 방향에서 우려 되는 부분은 포털에 대한 규제가 이용자에 대한 규제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양하고 건강한 담론이 오가는 공간으로 사이버 공간이 이용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이는 규제를 만드는 과정에서 사람들의 의견이 공론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포털에 대한 규제 법안은 크게 검색순위조작금지, 본인확인제, 임시조치로서 게시물 삭제를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즉, 포털의 모니터링 의무를 강화시키는 것이 기본적인 방향입니다. 이 중 본인확인제는 이미 실시되고 있습니다. 작년 8월에 시행되었지만 사실상은 6월부터 이미 조사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개별 포털에서 본인확인제에 대한 제도를 만들 수 있는 곳은 실제로 5개 정도 밖에 안되는 실정입니다. 즉, 본인확인제의 제도화는 포털에 새로운 기업의 참여 자체를 막는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기존의 포털을 감시하기 위해 만든 규제가 새로운 기업의 진입장벽이 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또한 법안과 시행령에 대해 일반 이용자들이 인식을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규제 내용이 어려워 일반인이 이해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접근이 허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가장 합리적인 규제를 마련하기 위해 내용을 공론화하고 법에 대한 홍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민: 보통 국회의원들이 법을 개정할 때도 1년여의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터넷 규제법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10개가 발의되었습니다.
배 :그래서 법안들끼리 서로 모순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법에서는 가입자가 탈퇴해도 개인정보를 6개월동안 보관해야한다고 하고, 따른 법에서는 개인이 탈퇴하는 즉지 삭제해야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민 : 법안들끼리도 충돌되거나, 심지어 어떤 법안은 현 사회에 맞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또 어떤 법안은 이미 기존의 법으로 충분한데도 중복 발의된 경우도 있습니다. 인터넷 관련한 법안의 총체적인 점검, 정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이슈에 따라 즉흥적으로 상상하여 법을 만드는 모습인데 이런 난개발의 모습은 지양해야 합니다.
하: 인터넷과 관련한 모든 것을 법이나 방통위(방송통신위원회)로 처리하려는 방식도 문제가 있습니다. 법으로 해야 할 일이 있고, 교육이나 문화로 바뀌어야 할 것들이 있는데, 법으로 모든 행동을 규제하려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김 : 온라인은 새로운 민주주의 공간으로서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 논의되고 있는 법 규제를 보면 온라인의 긍정적인 측면을 살리려는 것이 아니라, 제한하려는 측면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정치적 규제의 인상을 남기기도 합니다. 정치 권력 대 네티즌의 구도가 만들어 질까봐 우려됩니다.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려 한다는 옛말처럼 과도한 규제는 온라인 사회를 질식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 온라인 시민사회의 향후 전망
김: 우리의 네티즌들은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개인화된 커뮤니티 중심의 네트워크가 새로운 공동체의 대안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온라인 시민사회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에 대한 제언을 부탁드립니다.
배 : 온라인 시민사회의 긍정적인 측면을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교육과 문화의 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초등학교 교과과정에 사이버 윤리가 들어간다고 합니다. 제도적인 측면에서도 온라인에 대한 이해가 반영되어야 하며, 온라인 중독과 관련하여 제도적 차원의 문제 해결과 실질적 운영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시민운동에 있어서 온라인은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시민단체에서도 이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네트워크화 된 개인들이 등장하고 온라인에서 개인의 역량의 증가하고 있습니다. 각 개인이 생각하고 있는 고민들을 사회적으로 어떻게 담아낼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 공간 욕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제 온라인이라는 공간에서 커진 개인의 영향력을 사회 안에서 어떻게 풀어낼까하는 문제가 남습니다. 규제를 넘어서 건강한 사회로 나가가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것은 특정한 조직과 기관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고민해야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네티즌 도덕 윤리 문화도 가르쳐야 할 시점이 온 것 같습니다. 내년부터 그걸 한다면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요즘 초,중,고 학생들은 컴퓨터가 가장 큰 친구라고 합니다.
하승창: 예전에는 전화걸기에 대한 방법을 배우는 법이 있었습니다. 그런 것처럼 우리가 인터넷에 대해서도 배워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론이 형성되고 조직을 만드는 주체가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모습이 보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시점에서 어떤 시각을 가지고 이 문제를 접근할까에 대한 것은 중요하다고 봅니다. 지금처럼 정치적 접근은 우려스러운 면이 있습니다. 앞으로 인터넷 공간의 변화가 어떻게 전개가 될 지 기대가 됩니다. 그리고 인터넷 상에서 논의하던 그룹들이 오프라인으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은 기존과 다른 운동의 모습을 준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민: 국내적인 바운더리 안에서 인터넷이 만들어낸 지구 시민사회영역이 확장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우리의 온라인 시민사회 공간에서도 글로벌적인 이슈가 나타납니다. 다소 지엽적이긴 하지만 우리의 시민운동도 글로벌 네트워크 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터넷 강국으로서 우리의 시민운동 모습과 경험, 그리고 노하우는 글로벌 측면에서 기여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한국 사회 네티즌들의 모습을 우리는 간과하는데 비해 세계는 주목하고 있습니다. 국내적인 이슈도 중요하지만 지구적 시민사회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발언하여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김 : 국가와 시장과 달리 시민사회는 자율 개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온라인 시민사회는 지금까지의 시민사회보다 더 개방성과 자율이 보장되는 것 같습니다. 성숙한 시민사회의 발전을 기원하며 본 좌담회를 마치겠습니다.
(사회공헌과 시민사회 제25호, 2008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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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canus' me2DAY 2008년 10월 15일 00시 03분디지털 시민사회의 등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