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사이버 모욕죄 추진에 누구보다 앞장서고 있는 나경원 의원 이야기를 하려니
아무래도 신변의 안전을 위해 '선플 버전'으로 글을 써야 함을 널리 양해 바란다.

나경원 의원이 최근 "교사가 우수한 사람들"임을 널리 알리기 위해 이런 멋진 말씀을 남겼다고 한다.

1등 신부감은 예쁜 여자 선생님
2등 신부감은 못생긴 여자 선생님
3등 신부감은 이혼한 여자 선생님
4등 신부감은 애 딸린 여자 선생님


여성비하 발언 논란이 일자 다시 나경원 의원은 "비하 의도는 없었는데 당황스럽다"고 해명했다는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좋은 대학 나와서 판사와 국회의원까지 엘리트 코스만 밟아온 똑똑한 이 분이,
다른 사람 모욕하는 행위를 도저히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정의감이 투철해
인류 역사상 최초로 사이버 모욕죄라는 법률 제정을 위해 선각자로 나선 이 분이,
이렇게 여교사들을 향해 모욕죄에 해당될 발언을 굳이 했던
속깊은 뜻이 과연 무엇이었을지 추론해 봤다.

첫째, 오프라인 모욕죄와 사이버 모욕죄의 경계선을 몸소 보여주기 위해서?

나경원 의원의 발언은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졌다. 오프라인은 사이버 공간처럼 전파력이 크지 않기 때문에 이 정도 발언은 본인의 해명처럼 비하 의도가 없다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물론 똑같은 말을 다른 누군가가 인터넷에 올렸다면 정의로운 나경원 의원께서는 사이버 모욕죄에 해당하는 발언이라고 분개했을 것이다. 사이버 공간은 오프라인보다 훨씬 전파력이 크니까. 그러니까 이런 모욕적인 말은 오프라인에서 많은 사람들 모아놓고는 해도 되지만, 인터넷에는 절대 올리면 안된다는 것을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 고맙게도 나경원 의원께서 몸소 생생한 사례가 되어 주신 것이다.

둘째, 사이버 모욕죄 위반자를 양산하기 위한 고도의 낚시성 발언?

나경원 의원의 발언을 비난하는 게시글들이 인터넷에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일찌기 네티즌 여론에 조예가 깊은 나경원 의원이 이런 반응을 예상 못했을리 없다. 그리고 인터넷으로 나경원 의원을 비난한 네티즌들은 전부 사이버 모욕죄로 걸려들게 생겼다. 워낙 사이버 모욕죄 반대 목소리가 많다보니, 영특한 나경원 의원께서 반대 여론을 일거에 잠재우기 위해 이렇듯 신묘한 계책을 세웠던 것이다. 이는 곧 자신이 직접 희생양이 되어 인터넷 공간에 다른 사람을 욕하는 네티즌이 얼마나 많은지를 널리 확인시켜 주겠다는 살신성인의 계책이었다. 그러니까 나처럼 이렇게 선플 버전으로 쓰지 않고 막무가내로 나경원 의원 비판글을 쓴 네티즌들은 이제 큰일나게 생겼다.

셋째, 그러나 사이버 모욕죄를 빠져 나갈 방법까지 알려주는 자애로움?

하지만 사이버 모욕죄 걸려들었다고 해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자애로운 나경원 의원께서는 설령 모욕죄 혐의를 쓰더라도 가볍게 이를 벗어날 수 있는 방법까지 친절히 알려주고 있으니까 말이다. 행여라도 경찰이나 검찰이 당신의 게시글을 문제삼아 사이버 모욕죄로 처벌하겠다고 나서면 겁먹지 말고 이렇게 말하라. "모욕할 의도는 없었는데 당황스럽다"라고. 그러면 끝이다. 이것도 나경원 의원이 친히 실천적으로 알려주신 방법이다. 오! 병 주고 약 주는 놀라운 자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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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바실리카 2008년 11월 17일 09시 30분

    글을 재미있게 쓰셨고요..
    나 의원의 경우 표현들을 종합해 보면 지난 대선 때 "주어' 논쟁을 비롯해서 균형감각에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2. 주스오빠 2008년 11월 17일 12시 31분

    댓글달 의도는 아니었는데 당황스럽습니다.

    • 민경배 2008년 11월 17일 13시 18분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저도 답글달 의도는 아니었는데 당황스럽습니다....ㅎㅎ

  3. 백미 2008년 11월 17일 16시 03분

    위에 두분 너무 재미있으십니다.
    댓글 보고 웃을 의도는 아니었는데 당황스럽습니다.

  4. 2008년 11월 17일 16시 45분

    ㅇㅇ 나경원 의원 논리라면
    5등 신부감은 다운증후군 여자 선생님^^

  5. 활의노래 2008년 11월 17일 18시 19분

    확실히 나경원 의원님 입에서 나올 소리는 아닌게 확실합니다.

    더욱이 자신의 딸을 생각한다면 더더욱..(검찰에서 이거보고 소환하려 들지도 ㄷㄷ)

  6. 옆에 있으면 2008년 11월 17일 21시 44분

    귓 방맹이 후려쳐주고픈 인간들이 점점 늘어가니 당황스럽습니다...

  7. 민노씨 2008년 11월 18일 15시 07분

    정말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 )
    이렇게 유머러스하게 쓰시니 훨씬 더 재밌네요.

  8. 쟌나비 2008년 11월 21일 11시 02분

    이 글 하나로도 나경원 파문을 잘 이해할 수 있네요.

  9. 심심해 2008년 11월 26일 10시 42분

    저런발언 혹시 남자 의원이 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나경원 의원이 거기다가 데고는 뭐라고 했을까요?
    잠깐 상상해 보았습니다.(여자의 적은 여자?)

  10. 도이모이 2008년 12월 12일 09시 01분

    교수님 제가 비슷한 생각으로 글 하나 쓴 것이 있는데, 한번 읽어 주세요~ 법안을 만들때 국회의원들이 교수님 의견을 많이 들으니까 이런 문제도 있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게요~ 트랙백으로 걸고 가요~

  11. 도이모이 2008년 12월 12일 09시 03분

    이상하네요. 트랙백이 자꾸 실패하네요. 그냥 링크로 남기고 가요~
    http://doimoi.net/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