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올 1월1일부터 우리 사회 블로그 히어로스 분석을 통해 블로고스피어 세계를 탐색하는 ‘인물 블로고스피어’를 연중 게재했다. 그동안 블로그 히어로스 38명을 인터뷰했고, 2회에 걸쳐 블로고스피어와 블로거들에 대한 심층 분석을 시도했다. 블로고스피어 파워엘리트와 학자, 파워블로거의 대담을 통해 블로고스피어의 현황과 미래, 과제, 발전 전략 등을 정리한다. 대담은 지난 11일 본보 편집국에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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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세상이 열리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블로고스피어의 모습이나 현황을 얘기해 주십시오.

▲이지선 미디어U 대표=옛날에는 서비스로 생각했다. 블로그 하는 사람들도 “내가 네이버 쓰니까, 혹은 다음 쓰니까 거기에 블로그 하나 만든다”는 개념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안에 있는 콘텐츠가 내 것이라는 자각을 하기 시작했다. 예전의 블로그는 하나의 툴이었고 서비스에 포함된 개념이었다면, 요즘엔 개개인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과 콘텐츠에 초점을 맞추는 쪽으로 발전하고 있다.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교수=언론도 그렇고 블로거들도 그렇고 한묶음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사실 수많은 다양성이 존재한다. 저널리즘적 성격이나 개인의 생활 잡기 성격, 특정한 주제에 대한 아카이브 등 다양한 성격이 그것이다. 다양성이 분명히 존재하는데 자꾸 혼동이 오는 것 같다. ‘펌블로그’도 제대로 블로깅을 하는 것이냐 논란이 있는데, 꼭 자기가 생산한 것이 아니더라도 자기가 충실히 아카이브를 했다면 그 자체로도 아카이빙 블로그의 의미가 있다.

▲문성실 블로거=블로그 역사가 10년 됐다고 하지만 초창기부터 해왔던 사람들과 지금 막 블로그 세계에 눈을 뜨고 해보려는 사람들의 모습은 다른 것 같다. 5년 가까이 하다 보니까 지금은 콘텐츠를 어떻게 재밌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업그레이할까 고민을 많이 한다. 올 한해 해오면서 해마다 성과를 측정하는데 올해 성과를 측정할 만한 결과가 나왔다. ‘티스토리’로 옮긴 지 몇개월 됐는데, 포털을 하지 않더라도 여기 안에서 파급력을 보고 싶었는데 해보니 포털의 힘을 무시할 수가 없더라(웃음).

▲박영욱 블로그칵테일 대표=블로거보다 기업 입장에서 말해보겠다. 블로그 마케팅 시장에 대해 이야기 나온 지도 2∼3년 됐다. 그런데 올해는 상상이나 가설이 아니라 실제 많은 것이 이루어진 해이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블로그 마케팅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기업에 좋은 블로그가 내용 없이 양만 많은 글보다 좋다는 것을 이해시키기가 힘들었다. 이제야 그런 주장이 먹히기 시작한다.

―블로고스피어의 과제나 문제점도 많은 것 같은데요.

▲민 교수=첫째, 블로그도 인터넷 공간에서 등장한 게시판이나 포털처럼 새 매체 중 하나라는 점이다. 따라서 초반에는 긍정적인 가능성이 많이 형성되지만 사용자가 늘고 임계점을 넘어서면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이들이 들어오고 문제가 생긴다. 음란물의 창구로 이용되기도 하고 거친 언어나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 등이 생겨난다. 둘째, 타인에게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구매나 마케팅, 여론 형성 등에서 권력화가 나타난다. 여기에서 문제는 권력의 도덕성, 윤리성이다. 블로그는 개인이기 때문에 사회의 공적인 책임으로부터 자유롭고 권력을 자의적으로 행사하고자 하는 욕구 사이에 충돌이 생길 수밖에 없다. 셋째, 블로고스피어에 대한 일종의 통제 의지다. 국가뿐 아니라 거대자본의 마케팅 공간 활용도 해당된다. 권력이 개입됐을 때 다른 어떤 곳보다 무너지기 쉽다. 주체가 개인이기 때문이다. 명분을 주지 않으면서 어떻게 제어해나갈 수 있을 것인가가 블로거들이 느껴야 할 문제의식이다.

▲문 블로거=실제 커뮤니티가 무너지는 예를 봤다. 유명한 카페가 있었는데, 공동구매 문제 때문에 수십만 회원의 카페가 한순간에 무너졌다. 개인이 윤리성 도덕성 문제에 기준을 잡고 책임을 져야 한다. 확성기처럼 떠들 수 있는 공간이기에 누군가 자기를 옹호해줄 것이라는 생각에 악용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블로거들이 자기를 보호하는 수단으로 블로그를 이용하면 안 되겠다.

―‘파워엘리트’들도 고민이 많을 것 같은데요.

▲이 대표=문제점은 민 교수께서 잘 정리해 주셨다. 지금 대두되는 문제 몇 가지 중 하나는 블로그의 상업화이다. 블로그를 마치 광고판처럼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블로거들이 손쉽게 시작할 수 있고 누구도 막을 수 없다. 문성실씨도 블로거들의 자제를 얘기하셨지만 누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 스팸 같은 것은 기계적인 장치로 걸러낼 수 있지만, 찬반 논의 같은 것은 걸러낼 방법이 없다. 블로고스피어 자체에서 논의를 통해 방향을 잡아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박 대표=민 교수의 얘기를 들으며 블로그가 굉장히 성장했다고 생각했다. 윤리강령, 블로그의 책임 등 생각해야 할 것이 많다. 블로거 스스로 노력으로 블로고스피어가 성장해 나갈 수 있다. 강령보다는 블로거들의 이런 노력을 더 믿는다.

―블로고스피어에 미래가 있는가. 발전 전략은.

▲이 대표=블로고스피어가 진화하고 발전해 나가는 것이기에 당연히 희망이 있다. 문제도 자체적으로 정화될 것이라고 믿는다. 다른 곳은 악성 댓글이 많은데 블로그는 막욕이나 악성댓글이 상대적으로 적은 공간이다. 자기 의견이어서 남의 포스트에 자기 의견을 적는 것은 운영자에겐 하나의 콘텐츠가 되는 것이다. 어떻게 기업과 블로거들이 활발하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을까 고민 많이 한다. 블로거는 우리의 파트너이다.

▲박 대표=우리도 블로그 마케팅을 하면서 책임을 많이 느끼고 있다. 블로그라는 툴은 소중한 매체고, 좋은 사람들과 플랫폼을 잘 이끌어 가야지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좋은 블로거들이 많은데 새 사람들을 많이 소개해야겠다, 많이 발굴하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 생각한다.

▲문 블로거=이제 블로그에 재미를 들인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은, 블로그가 사람을 점점 발전시키구나 하는 느낌이 강했다. 이제 막 재미를 느낀 사람들은 본인을 변화시킬 수 있는 수단으로 사용하면 좋겠다. 그러다 보면 눈이 넓어지면서 여러 가지가 보인다. 나의 숨은 끼를 발현하고 차곡차곡 쌓아가는 것을 느낄 때 나에게 가장 남는 것이다.

▲민 교수=희망을 발현할 수 있는 요인은 이것이 개인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공공의 공간에는 책임감이 덜하고 휴지도 슬쩍 버리는데, 블로그는 내집이니까 휴지도 줍고 책임감도 가진다. 책임성, 신뢰성이 개인 공간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신장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블로고스피어 희망의 단초를 발견하고 싶다. 이기주의라고 볼 수 있지만 열린 공간이기 때문에 신뢰와 책임이라는 긍정적인 가능성이 발견되고 있다. 이제 블로그 안에서 다양한 실험을 하는 단계다. 처음에는 저변 확대, 경험 확대, 각 포지션 안에서 다양한 실험을 많이 해보는 것 같다.

―본지의 ‘인물 블로고스피어’는 어떤 역할을 했다고 보나요.

▲문 블로거=기존 매체와 블로그가 많이 비교됐고 사람들이 서로 나눠 많이 얘기해왔다. 그런데 기존 매체에서 블로그를 다뤘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의미있는 일이다. 이런 블로그의 세계가 있고 블로그로 인해 변화된 사람들의 모습을 연재해서 보여준 것 자체로도 의미있었다.

▲민 교수=전략적으로 기사 설계를 잘한 것 같다. 설문지 등을 데이터로 쌓아서 또 다른 기사로 쓰지 않았나. 요즘 정부기관에서도 블로그를 많이 하는데 따로 다뤄보는 건 어떨까.

대담=김용출, 정리=백소용
사진=이종덕 기자 kimgija@segye.com

(세계일보, 2008.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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