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총선 중인 국회의원 블로그, 낙선 의원은 열혈 블로거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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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3월 27일 09시 13분
오바마의 백악관 홈페이지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블로그를 전면에 부각시켜 놓고 있다는 점이다. 블로그를 중시하는 오바마의 인터넷 마인드는 이미 대선 기간 중에도 두드러졌다. 그의 선거용 홈페이지에서도 메인 화면에서 가장 노출도가 높은 부분에 자리잡고 있던 것은 역시 블로그였다.
그럼 한국 정치인들의 블로그 이용 실태는 어떠할까? 299명의 국회의원들 중 현재 자신의 블로그를 가지고 있는 이는 고작 90명(미니홈피는 제외). 전체 의원 중 1/3에도 못 미치는 숫자이다. 블로그가 네티즌들에게 보편적인 온라인 개인 미디어로 자리 잡은 지 이미 오래인데, 국회의원들의 블로그 보유율은 겨우 이 정도 수준이다. 한국 정치가 인터넷 시대에 얼마나 낙후되어 있는가를 잘 말해주는 대목이다.
더 심각한 것은 그나마 블로그를 가지고 있는 이들 90명의 국회의원들 중 대다수는 작년 총선 이후 전혀 업데이트를 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총선이 끝난 지 1년이 다 되어 가건만 블로그는 아직도 한창 선거를 치르고 있는 중이다. 이들에게 블로그란 단지 선거철에만 잠깐 쓰는 홍보 도구일 뿐이었다.
선거 이후에도 새로운 포스팅이 올라온 블로그는 고작 10여 개 정도인데, 이것들조차도 한 달에 한 번 업데이트가 될까 말까 하는 수준이다. 업데이트되고 있는 블로그도 대부분은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언론 보도자료 등을 똑같이 올려놓은 것이라 정상적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이라 보기 힘들다. 아마도 의원회관에 근무하는 비서나 인턴 사원이 그 일을 수행하고 있으리라 짐작된다.
꾸준히 새로운 포스팅을 하면서 제대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국회의원이라면 민주당 최문순 의원과 민노당 이정희 의원 정도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두 의원은 네이버 블로그를 개설한 나머지 88명의 의원과 달리 다음 블로그를 이용하고 있다. 자신이 직접 쓴 글을 블로그에 올리고 있다는 점, 그리고 미디어 다음의 블로거 뉴스를 통해 많은 방문객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점 등이 다른 의원들과 차별성을 갖는다.
사실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은 인기 블로거가 되기에 상당히 좋은 조건이다. 연예인, 스포츠 스타와 함께 가장 대중적인 지명도와 관심의 대상이 되는 직업이 바로 국회의원이기 때문이다. 또한 국회의사당 안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일들은 블로그에 올릴만한 흥미로운 글 소재들을 무궁무진하게 제공해 준다. 뿐만 아니라 대중 소통의 필요성이 절실한 직업이기 때문에 국회의원 입장에서도 블로그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동기 부여가 충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국회의원들이 블로그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실제로 직접 만나본 국회의원들마다 한결같이 말하는 가장 큰 이유는 “블로그에 매달리기엔 너무 바빠서”이다. 또 일부 국회의원들은 “블로그에서 말 한마디 잘못 했다가 괜한 평지풍파만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선뜻 블로거가 되기를 망설이고 있다. 이밖에도 인터넷 이용이 떨어지는 농어촌 지역에 지역구를 둔 국회의원들은 “블로그가 지역구 관리에 그다지 유용하지 않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이렇게 블로그에 소극적인 대다수 현역 국회의원들과는 반대로 낙선한 몇몇 정치인들은 그 사이 열혈 블로거로 변신하여 블로그스피어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민주당에서는 최재천, 정청래 전 의원이 블로거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고, 최근에는 우상호 전 의원도 블로그 활동을 시작했다. 한나라당에서는 이재오 전 의원의 블로그 활동이 단연 돋보이며, 진보신당의 심상정 전 의원의 블로그도 네티즌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낙선한 정치인들이 블로그 운영에 적극적인 이유는 정치 일선에서 멀어진 자신의 존재감을 대중들에게 유지시키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블로그를 통해서 사회적 발언과 개입을 지속할 수 있으며, 네티즌 대중과의 쌍방향 소통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블로그는 비제도적 공간이기 때문에 보다 자유롭고 직접적인 표현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점도 큰 매력 요인으로 다가온다. 또한 “너무 바빠서” 블로그 운영이 힘들다는 현역 의원들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시간 여유가 많은 것도 현실적인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된다.
온라인 정치의 가장 큰 미덕이 정치인과 시민들의 쌍방향 소통에 있다면, 블로그야말로 현재 가장 보편적이고 가장 강력한 쌍방향 소통 매체이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의 저조한 블로그 운영 실태, 아직도 블로그가 총선 기간에 머물러 있는 민망한 상황은 한국의 온라인 정치가 얼마나 시대의 흐름에 도태되어 있는가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물론 우리 국회의원들 아주 많이 바쁜 것 안다. 하지만 그 바쁜 일정 조금만 더 쪼개서 블로그 운영에 매달려 보시라. 뿌린 만큼 거둔다는 말이 있지만 블로그는 제대로만 운영하면 당신이 뿌린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거둘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그리고 혹시라도 다음에 선거 몇 달을 앞두고 부랴부랴 블로그를 급조하는 정치인이 있다면 그 빤히 속 보이는 짓이 오히려 네티즌들에게 부정적인 인상을 심어주어 안하느니만 못한 마이너스 효과를 가져올 것임을 미리 알려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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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좌관이 조금만 더 신경써주면 될텐데...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자기 블로그는 자기가...